전체 글53 플라스틱 없는 욕실: 고체 샴푸바는 액체 샴푸를 대체할 수 있을까? 욕실 선반에서 플라스틱 병을 없애고 싶다는 욕구가 고체 샴푸바 시장을 키우고 있다. 환경 이슈와 맞물리면서 고체 샴푸바는 "착한 선택"의 상징처럼 여겨지게 됐다. 그런데 처방 설계자 입장에서 보면 이야기가 훨씬 복잡하다. 고체 샴푸바가 정말 액체 샴푸를 대체할 수 있는지, 어떤 조건에서 그게 가능한지를 제형 과학으로 뜯어보겠다. 고체 샴푸바의 두 가지 종류 — 비누바와 신데트바고체 샴푸바라고 다 같은 게 아니다.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첫 번째는 비누바(Soap Bar)다. 지방산(팜유·코코넛오일 등)과 수산화나트륨(NaOH)을 비누화 반응(Saponification)시켜 만든다. 세정력은 강하지만 pH가 9~10으로 높다. 두 번째는 신데트바(Syndet Bar, Synthetic Detergent .. 2026. 6. 4. 어린이 샴푸는 왜 따로 있을까? 성인 샴푸와의 처방 차이 아이 머리를 감길 때 성인 샴푸를 쓰면 안 된다는 말,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왜 안 되는 걸까? 단순히 향이 강해서? 아니면 성분이 독해서? 처방 설계자 입장에서 보면 이유는 훨씬 구체적이고 과학적이다. 어린이 피부와 두피는 성인과 근본적으로 다르고, 그 차이가 샴푸 처방 전체를 바꾼다. 어린이 두피는 성인과 무엇이 다를까신생아와 영유아의 피부는 구조적으로 미완성 상태다. 각질층(Stratum Corneum)의 두께가 성인의 60~70% 수준이고, 세포 간 지질(세라마이드·콜레스테롤·지방산)의 배열이 아직 완전히 조직화되지 않았다. 이것이 피부 장벽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수분 손실(TEWL, Transepidermal Water Loss)이 성인보다 높고, 외부 자극 물질이 더 쉽게 피부 .. 2026. 6. 1. 단백질 샴푸의 과학: 케라틴·콜라겐·실크는 모발에 실제로 흡착될까? 단백질 샴푸의 과학: 케라틴·콜라겐·실크는 모발에 실제로 흡착될까?마트 샴푸 진열대를 보면 "케라틴 단백질 강화", "콜라겐 모발 충전", "실크 아미노산 함유" 같은 문구가 넘쳐난다. 이 성분들이 실제로 모발에 흡착되어 손상을 복구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마케팅 문구일까? 오늘은 단백질 성분의 분자 크기와 모발 침투 메커니즘을 중심으로 이 질문에 답해보겠다. 모발의 구조모발은 크게 세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바깥쪽 큐티클(Cuticle)은 비늘처럼 겹쳐진 케라틴 단백질 판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안쪽 피질(Cortex)이 모발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강도와 탄성을 결정한다. 가장 안쪽 수질(Medulla)은 굵은 모발에만 존재한다. 손상된 모발은 큐티클이 들뜨거나 벗겨진 상태로, 이 틈새로 .. 2026. 5. 28. 샴푸 속 방부제의 진실: 파라벤은 정말 나쁠까? 마트에서 샴푸를 고를 때 "파라벤 프리(Paraben-Free)"라는 문구를 보고 안심한 적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파라벤이 뭔지, 왜 나쁘다고 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늘은 방부제 논란의 중심에 있는 파라벤을 처방 설계자의 시각으로 솔직하게 이야기해보겠다.방부제는 왜 필요한가샴푸는 물과 오일, 단백질 성분이 섞인 혼합물이다. 이 조합은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방부제 없이 샴푸를 만들면 개봉 후 며칠 만에 미생물이 폭발적으로 증식한다. 두피에 세균이 가득한 샴푸를 바르는 것이 파라벤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사실을 먼저 짚어둬야 한다.▲ 방부제의 종류. 천연 유래(에센셜 오일, 알코올, 유기산 등)와 화학 합성(포름알데히드 방출체, 파라벤 등)으로 나뉘며, 방부제가 없.. 2026. 5. 28. 이전 1 2 3 4 ··· 14 다음